치매 강아지 곁에서 잠 못 자는 밤이 300일이 되던 날
어느 날 밤, 하니가 또다시 방 안을 맴돌기 시작했다 새벽 3시, 나는 또다시 하니의 발소리에 잠에서 깼다. 침실 바닥을 끝없이 맴도는 발소리가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졌다. 치매 강아지와 함께하는 밤이 300일째 가 되던 그날, 나는 문득 달력을 보며 깨달았다. 언제부터인가 숙면이라는 것이 사치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치매 강아지의 야간 배회, 왜 시작되는 걸까 강아지 치매(CDS,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야간 배회 다. 7세 이상 노령견의 약 28%에서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니의 경우 처음에는 단순히 화장실을 가려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녁 8시경부터 불안해하기 시작 새벽 2-4시 사이 가장 심한 배회 같은 경로를 반복적으로 돌아다님 벽이나 가구에 머리를 대고 서 있기 뇌의 신경세포 손상으로 인해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서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마치 사람의 치매 환자가 일몰 증후군을 겪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300일간의 기록, 패턴을 찾아보니 나는 하니의 야간 행동을 매일 기록해왔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시간대별로 적어둔 것들을 정리해보니 놀라운 패턴들이 발견됐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진단 후 2-4개월째 였다. 이때는 거의 매일 밤 2-3시간씩 배회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날씨의 영향 : 비 오는 날이나 기압이 낮은 날 증상이 심해짐 계절적 변화 : 겨울철에 더 자주, 더 오래 배회함 컨디션과의 연관성 : 낮에 많이 움직인 날 밤에 더 불안해함 수의사 선생님은 이런 기록들이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셨다. 단순히 '밤에 돌아다녀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시간대와 빈도, 지속시간을 알려드리니 더 정확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보호자도 함께 무너지지 않으려면 ...